2024. 4. 17. 09:30ㆍ카테고리 없음
용각산 효능 가격 복용법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로 잘 알려진 용각산이 지난해 발매 50년을 맞았다고 한다. 용각산은 기침, 가래, 인후 염증에 의한 통증, 부기, 불쾌감, 목쉼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가래 기침해소제다. 1967년 6월 26일 처음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7800만 갑 넘게 판매된 스테디셀러 의약품이라고 한다.
지난 50년간 판매된 용각산(케이스 지름 5.5㎝, 25g 기준)을 일렬로 늘어뜨리면 그 길이가 총 4290㎞로 한반도 남북(1000㎞)을 두 번 왕복할 거리가 나온다. 내용물 무게만도 1950t에 이른다.
◇허허벌판 공장 부지에서 따낸 기술제휴 계약
미세분말 제형인 용각산은 길경가루·세네가·행인·감초의 생약성분으로 처방돼 있다고 한다. 기술 제휴 당시에는 140년 전통의 일본 생약 제품이었다. 용각산이 처음 약품으로 제조된 것은 18세기 중엽이라고 한다. 일본에 갓 들어온 서양의학을 전통 약과 접목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식물성 생약에서 추출된 주성분은 별다른 무리 없이 기관지와 목의 정화작용을 보조하고, 호흡이나 발성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빠른 효과와 온화한 약리 작용으로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일본 류카쿠산(龍角散)사(社)와 기술제휴를 맺을 당시의 보령제약은 설립 초기였다. 류카쿠산 측은 생산 설비 현황을 듣더니 기술 도입 후 신규로 설치할 설비 등 각종 생산 시설을 갖출 수 있겠느냐고 보령제약에 물었다고 한다.
당시 김승호 보령제약 사장이 막 계약을 마쳤던 허허벌판의 서울 성수동 공장 부지로 류카쿠산 중역진을 데려가 그곳에서 펼칠 보령제약의 미래를 설명하며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일화가 유명하다고 한다. 현재 용각산의 미세분말 제조 기술은 용각산 원조인 일본 류카쿠산 외에 전 세계에서 보령제약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명 카피로 회자되는 "이 소리가 아닙니다"
1967년 6월 26일, 용각산 5만 갑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기대와 달리 처음엔 전혀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구설에 휘말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문의 원인은 포장이었다. 당시 포장용기 제작 기술이 일본보다 떨어져 이 같은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한다. 김승호 사장은 첫 출하 물량 5만 갑을 모두 수거해 폐기하고, 일본 원제품과 똑같은 수준의 용기와 포장으로 제품을 다시 만들어 영업사원들과 함께 직접 거리를 누볐다.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서는 약효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시작했는데, 광고비는 단일 품목으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었다.
출시 이듬해인 1968년에는 전체 매출(9442만원)의 32%(3056만원)를 광고에 투자했다. 당시 주요 제약사들의 광고비는 매출의 10~15%였다. 결과적으로 보령제약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은 들어맞았다고 한다. 미세분말 제형의 특징을 살린 '이 소리가 아닙니다'로 시작하는 광고 카피가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면서 용각산은 오늘날 보령제약을 있게 한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 소리가 아닙니다'는 제약업계와 광고사(史)에 길이 남는 명 카피로 지금도 회자된다고 한다.
1970년대 말, 보령제약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중동에서 온 우편물이 가득했다. 용각산을 중동으로 수출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계속되는 모래 바람에 현지 근로자들에게 용각산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까다로운 현지 의약품 수입 절차 탓에 국산 의약품의 수출이 어려워 현지 근로자들은 용각산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보령제약은 용각산을 수시로 위문품으로 보내며 현지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
또 국내에서는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용각산을 찾는 근로자가 크게 늘면서 물 없이도 간편하게 복용하는 용각산은 목 건강관리를 위한 필수품이 됐다.
◇시대 변화 읽어낸 신제품 '용각산쿨' 등 인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용각산은 변화를 맞는다. 황사 등 대기오염이라는 환경 변화와 젊은 층의 요구에 맞는 제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1년 보령제약은 신세대를 겨냥한 신제품 '용각산쿨'을 발매했다. 미세분말을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했던 점과 생약성분 특유의 냄새가 나는 점을 개선한 제품이었다. 용각산쿨은 스틱에 든 과립형 제제로, 일회용 포장을 활용해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맛도 개선했다.
용각산보다 함량을 높인 길경가루·세네가·행인·감초에 인삼과 아선약을 추가했다. 길경(도라지의 약재명)은 폐와 기관지를 다스리는 데 널리 쓰이는 한약재다. 가래 때문에 기침이 나고 숨이 찰 때, 가슴이 답답하고 아플 때, 화농증이 있을 때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길경에는 단백질·당질·지질·무기질·비타민 등 성분 외에도 사포닌 성분이 있어 기관지에서 생성되는 뮤신 양을 늘려 가래 배출을 돕고 기관지 내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용각사 쿨 과립은 목 점막에 직접 작용해 기도 점액인 뮤신 분비를 증가시킨다. 뮤신은 가래를 용해하고 목에 분포한 약 6억 개 섬모의 운동을 촉진한다. 섬모운동이 활발해지면 가래 등 이물질을 외부로 빠르게 배출해 목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기침이 진정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용각산쿨은 물 없이 복용해야 한다. 목 점막에 직접 작용하는 약이므로 물과 함께 복용하면 희석될 뿐 아니라, 위로 바로 넘어가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한다.
용각산 패밀리 브랜드로 '목사랑캔디'도 있다고 한다. 허브향과 매실향 두 가지 맛으로 출시됐으며, 목에 좋은 '19가지 천연허브향'이 배합돼 있다고 한다. 매실향은 허브추출물·매실추출물·구연산 등이 함유돼 목 안 깊숙한 곳까지 상쾌함을 느낄 수 있으며 시원한 맛이 입안에 오래 남는다. 흡연·감기·황사로 인한 목의 불쾌감을 줄이고 구취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과거 용각산이 오늘날 보령제약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용각산의 다양한 제품의 시장 확대를 통해 매출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